hyunjin kim

@salledebainsembuee

la salle de bains embuée @chambreavecvue 다 잊어버리니까 대충이라도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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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빌 설리번 ★ ★ ★ ★ ☆ 출퇴근길 및 주말 오후, 전철 KTX 카페 즐겁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전공책 같았다. 학부 및 대학원 수업을 통으로 책으로 옮겨놓은 듯. 내가 공부했던 것들에 대한 이론과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거나 선택하는 것들에 대한 과학적인 원인을 잘 접목시킨 책이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 환경과 상황에 의해 조절된 후성유전 및 유전자의 활성화 그리고 함께 공생하고 있는 수많은 세균들의 영향까지. 우리는 모든 선택을 스스로 행하는, 본인이 구축한 자아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아는 본인이 선택해서 만든 것이 아닌 유전자 및 환경이 자아를 구성해내는 것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재미있지만 딱히 유쾌하지만은 않은 과학적인 이야기. 잊고 있던 전공을 간만에 복습하는 기분과 함께 과학적 사실과 저자의 철학적 고민이 잘 직조된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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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vor Monaten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무라카미 하루키 ★ ★ ★ ★ ★ 휴식시간 및 이동, 침대 위 또는 비행기, 기차 안 이름에 색상을 의미하는 한자를 가진 네 명의 친구들과 만들다 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쓰쿠루. 대학 입학 후 느닷없이 그 친구들에게 버림받은 쓰쿠루는 죽음의 문턱을 거친 후 어느새 30대 중반이 되었다. 쓰쿠루가 갈망하게 된 사라라는 여인 덕분에 당시에는 묻지 못했던 절연당한 이유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 쓰쿠루와 비슷한 또래여서 그런지 이야기에 매우 쉽고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시절인연, 상실, 변화와 수용 등에 대한 현실적이고 납득 가능한 이야기라 그간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 중 가장 공감하며 읽었다. 30대 중반 성인남성의 성장기. 하이다와 사라에 대한 이야기를 공백 또는 미결로 남겨놓아 너무 아쉬운데 더 좋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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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vor Monaten
뉴욕3부작/폴 오스터 ★ ★ ★ ★ ☆ 주말, 침대 위 또는 테이블 혹은 KTX 퀸과 피터 스틸먼, 블루와 블랙 그리고 나와 팬쇼. 사설탐정 또는 그에 준하는 탐색과 관찰을 수행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추리물인가 싶었는데 결국에는 관음증적이고 강박적이며 지독하게 병적인 행태로 도달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는 소설이라 판단됐다. ‘유리의 도시’와 ‘유령들’은 겨우겨우 다 읽을 수 있었지만(왜들 저러는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 지 알 수가 없을 뿐더러 지겹기까지), '잠겨있는 방'은 마침내 앞의 이야기들이 어떤 것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전체를 관통해내는 것 같았다. 몰입과 집착에 이어 자기자신을 잃어버리는 기묘한 이야기의 변형들. 오랜만에 쉽게 읽히지 않고 다시 되새겨 생각하게 만든, 시간이 지나서 꼭 다시 읽어봐야 할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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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vor Monaten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최고요 ★ ★ ☆ ☆ ☆ 점심시간, 회사 도서관 한 동안 회사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의 텍스트를 지긋지긋하게 읽는 바람에 독서를 기피했더니, 두껍고 글 많은 책이 손에 잡히질 않아 심심풀이로 읽어보았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막 생긴 사람 또는 갓 독립하거나 뭔가 살아가는 공간에 변화가 필요하다 느껴지는 사람이 편하게 읽기 좋은 책. 거의 평일용으로 잠만 자는 집이지만 4년 정도 살았더니 슬슬 수납공간은 부족하고 이것저것 들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던 찰나에 제목이 마음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역시 쓸고닦고 버리고 정리하는 게 우선이라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깨우치며. 그럼에도 집이 너무 지겹게 느껴져서 대대적으로 가구 배치를 다 바꾸고 서랍을 뒤엎었는데 아직 며칠째 정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 짐들이 대체 다 어디서 튀어나온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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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vor Monaten
서울 / 손홍규 ★ ★ ★ ★ ☆ 주말 오후 또는 출퇴근길, 옥상정원 혹은 전철 소년과 동생, 할아버지, 여자와 소녀 그리고 개. 이미 이 세계가 종말을 맞이하기 전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소년과 동생이 맞이한 종말의 세계에 대한 슬프디 슬픈 시. 보통의 시와 같이 이 소설은 매우 불친절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종말과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는다.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작중 인물들이 인간성을, 인간다운 끝을 지키기 위한 여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언젠가 쇄락하고 부서질 삶의 끝이 다가옴을 알면서 그들은 무엇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는걸까? 양재-과천-사당-동작-한강대교-용산-서울역-광화문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여정이 하필 내 주된 생활반경 및 이동경로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바람에 더 그들의 발걸음에 몰입하게 되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세상이 그리운 것인지 아니면 이미 죽은 것과 다름 없기에 과거의 세계는 종말과 다름이 없었는지 구분되지 못하는 데에 기인한 우울감 그리고 그 안의 옅은 빛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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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vor Monaten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 ★ ☆ ☆ ☆ 가을의 초입, 전철 및 테이블 공지영이 쓴 최홍의 이야기 츠지 히토나리가 쓴 준고의 이야기를 다 읽고나니, 아주 약간은 최홍이 이해가 됐고 준고는🤔 작위적이고 과도한 에고를 가진 이기적인 사람이라 생각됐다. 둘 다 맘에 안든다. 부창부수. 그래도 역시 두 권 다 읽어보길 잘했다싶다. 한겨울밤에 신라호텔 라이브러리에서 칵테일이나 와인 한 잔 딱 마시고 싶게 만든 책. (소설 속 주된 배경이 신라호텔과 분당) 아 그리고 아무래도 냉정과 열정사이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로쏘 먼저 읽고 질려버려서 블루는 안 읽었는데 이게 츠지 히토나리 스타일인가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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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vor Monaten
최소한의 선의 / 문유석 ★ ★ ★ ★ ★ 출퇴근길 또는 주말 낮, 전철 혹은 카페 어째서 법원의 판결은 우리의 정서와 뒤떨어진 고구마일 수 밖에 없는 것인지 법은 어떤 사회적인 합의와 함의를 품고 있는지를 나름 따뜻한 가슴으로 설명해준다. 분명 그 한계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환기까지, 수십년간 법관으로 일하다 은퇴한 저자의 따뜻함과 통찰력, 재치 그리고 쉽게 술술 읽히는 좋은 글을 쓰는 능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총기와 따뜻함을 잃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나이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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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vor Monaten
지적행복론 / 리처드 이스털린 ★ ★ ★ ☆ ☆ 출퇴근길과 점심시간, 전철 또는 사내북카페 횡단면과 시계열이라는 나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 그리고 그 개념들이 데이터의 수집과 해석에 있어 얼마나 중요성을 가지는지를 이해하게 해준 것만으로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었다. 개인적인 단위에서 행복해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주변과의 비교가능한 지표에 집중하는 것 보다 내가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 그것이 시계열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어떻게 보면 이 당연할 수 있는 이야기를 경제학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 설명해 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명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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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vor Monaten
해변의 카프카 / 무라카미 하루키 ★ ★ ★ ★ ☆ 봄과 여름의 사이, 욕조 안 또는 침대 위 도무지 예전에 읽었던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읽은 책. 현실과 이세계가 묘하게 뒤섞인 채 다무라 카프카의 가출기와 나카타 노인의 여행기를 교차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선명하게 쓰여져있지만 꿈인지 현실인지 환상인지 그 모든 것들이 중첩되어서 다시 흐릿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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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vor Monaten
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 ☆ ☆ ☆ ☆ 여름 출퇴근길, 전철 아마 내가 20대였다면 이 책을 좀 더 좋아했을지도 모르지만 35세의 나는 7년 동안이나 이별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난리인 최홍이 드라마퀸 같다고 생각했다🤔 아마 오래전에 쓰여진 소설이라 요즈음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 프렌치 레스토랑은 됐고 그랜드하얏트 로비 라운지에서 멀찍이 보이는 한강 야경을 보고 싶어졌다. 깊은 가을 또는 초겨울이 되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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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vor Monaten
녹즙 배달원 강정민 / 김현진 ★ ★ ★ ★ ☆ 여름날 오후, 수영장 작가 이름이 나랑 같고, 제목과 표지가 재밌어보여서 구입한 책. 아주머니들이 주로 하시는 녹즙 배달을 업으로 삼은 젊은 알코올중독자 강정민의 성장기를 통해 세태의 부조리를 유쾌하게 고발하는 것 같다. 정민과 민주를 응원해. 찌질하고 비겁한 남자들과 지독한 속물들은 이 책을 보면 화가 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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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vor Monaten
새벽의 나나 / 박형서 ★ ★ ★ ★ ★ 여름휴가, 비행기 전생을 보는 레오와 매춘부 플로이를 중심으로 한 등장인물들의 윤회와 현생에서의 너절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 문장 한 문장 꼭꼭 씹어서 읽었다. 생이 반복되며 우리는 어떻게 다시 마주하게 될까🥲 이 슬픈 듯 슬프지 않은 이야기는 오히려 내 삶의 긴장을 살짝 놓게 만들어줬다. 꼭 다시 정독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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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vor Mona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