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매일 하루도 안빠지고 타로를 보는데 네가 자꾸 날 만나고 싶어하며 조만간 못이기는 척 연락을 받으려 기다린다는 말을 한다. 발전해가는 과학기술로 첨단 문명을 밝히는 이과생인 네게 비추면 무슨 헛소리냐고 TJ식으로 깔볼 게 분명해서 나는 절대 먼저 연락하진 않겠지만. 그래봤자 너도 보편적인 한 명의 인간일 뿐 그 보다 더 특별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접어둔 노래들을 읽는다. 울어대는 냉장고, 바닥에 깔린 요가매트, 어쩌겠어 내가 남자라서 그런걸, 이라며 효 끝을 씹어대는 버릇. 잘했어. 그런 남자니까 내가 좋아했겠지.
최근에 나는 세 번의 살인을 시도했다.
첫번째 대상은 내가 지원한 자리에 최종으로 선발된 사람이었다. 나는 두번째 후보였다. 그를 죽였으면 지금쯤 내가 그 회사에 다니고 있을텐데. 그가 회사로 들어가 버린 후 철문이 닫혔고 그 이후로 그를 볼 수 없어 살인은 실패로 돌아갔다.
두번째는 가족 중 아주 가까운 사람이었다. 회사에서 내가 맡은 모종의 일을 피하기 위해 그럴듯한 핑계가 필요했고, 그것은 바로 그 사람의 장례식이었다. 회사는 순순히 나를 업무에서 제외시킬 것이고, 그렇게 얻은 시간으로 새로 지원한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갈 계획이었다. 두번째 살인도 실패했고 지원한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갈 수 없어서 나는 최종 선발자에서 제외되었다.
마지막 살해대상. 그것은 바로 나다.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분노는 무기력으로, 무력감은 이내 자기 파괴적 행동으로 옮아갔다.
네 번째 손톱을 뱉으면서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