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내현

@kimnaedved

RNRR, 로큰롤라디오, 락앤롤라디오, 락앤롤래디오, 롹캔롤뢰이디오 등등등 music한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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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4일 저의 어머니 조경옥 여사의 새 싱글이 발매되었습니다. 한량 주제에 뭐가 그리 정신이 없는지 발매하고 한 달이 지나서야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안젤라김(Angella Kim)님의 연주곡 ‘울 때마다 고양이가 온다’에 가사를 붙여 노래했습니다. 가사는 조여사의 남편이신 성공회대 김창남 교수께서 쓰셨습니다. 피아노 연주 및 편곡은 장경아 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까다로운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아주 훌륭한 연주로 소화해 주셨습니다. 제가 조경옥 여사를 훌륭한 스튜디오 보컬리스트라 인정하는 이유는 집에서 연습하시는 모습을 별로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녹음실까지 모시고 가는 길에 차 안에서 노래하는 모습이 사실상 제가 본 연습의 전부였습니다. 여사님은 ‘오늘 녹음해도 괜찮으시겠어요?’라는 질문에 ‘많이 들었으니까 괜찮아’라는 말로 저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셨습니다. 저 같은 하수에게 듣는 행위와 부르는 행위의 동일시는 꿈과 같은 일입니다. 음악을 들으며 구상했던 그대로 오롯이 노래할 수 있고, 연주할 수 있다면 음악이 얼마나 쉬울까요. ‘너무 벼락치기인가?’라고 덧붙이면서도 여사님 표정은 조금의 긴장도 없어 보였습니다. 녹음이나 공연 전에 종종 드시던 신경안정제 때문이었을까요. 심지어 웃고 계셨습니다. 주변의 걱정과 우려 속에서도 지 혼자 늘 속 편했던 저의 여러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이것이 유전자의 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쨌든 여사님은 녹음을 아주 훌륭히 해내셨습니다. 박자나 음정이나 별문제 없었습니다. 여사님 말대로 많이 들어보셨으니 문제가 없었나 봅니다. 제가 녹음 중에 여사님께 주문한 건 딱 하나, 최대한 힘차고 강하게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조여사께서 여지껏 부르신 노래 중 가장 강한 호소력이 담겨있다 자부합니다. 믹싱 및 후작업이 마무리 되던 시점, 김창남 교수께서는 저에게 저작권 등록에 관해 물어오셨습니다. 저작권 협회 가입비 18만원과 20만원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에 저는 2만원을 더 내면 각종 경조사에 화환을 보내준다 답하고, 현 저작권료 집행시스템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일목요연하게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2만원에 대한 설명 외엔 전혀 귀담아 듣지 않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넌지시 괜한 돈 쓰지 마시라 권하려던 그 순간 그의 눈빛에서 무언가 타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지난 30여 년의 시간 동안 같이 살면서 그의 눈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야망’ 비슷한 것이 이글이글 타고 있었습니다. 저의 비가입 권유는 당연히 묵살되었고, 김교수께서는 기꺼이 저작권 협회에 이름을 등록하셨습니다. 따로 여쭙지 않았지만, 쓸데없는 허례허식을 매우 싫어하시는 평소 그를 보면 아마도 언제 다 돌려받을지 모를 18만원은 안 아깝지만, 경조사 화환 때문에 2만원 더 내는 것은 무척 아까우셨으리라 확신합니다. 이번 싱글의 섬세하고 따뜻한 노랫말이 놀라운 이유는 제가 아는 한 김교수께서는 고양이와의 어떠한 감정적 교류도 경험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의 야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추천하거나 권하는 걸 가급적 삼가는 편입니다. 누군가의 시간에 대해 책임지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입니다. 이번 조경옥 여사의 싱글 ‘울 때면 고양이가 온다’는 여러분 인생에서의 귀중한 4분 남짓한 시간 정도는 던져볼 만하다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리 엄마가 불러서가 아니라, 우리 아빠가 가사를 써서가 아니라 그냥 들을 만하기 때문입니다. #불효자는놉니다 #고양이 #엄마 #우리엄마옛날에노찾사 #앤젤라김 #조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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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ulan lalu
인간이 스스로 매우 중요한 존재라는 과대망상에 젖어 지구를 파괴하고, 민희진이 막무가내로 하이브를 박살내듯, 자의식과잉은 언제나 주변 사물, 사람 구분없이 파괴를 몰고 온다. 2020년대의 시대정신이 되어버린 자의식과잉은 인간을, 자연을, 주변 모두를, 심지어 스스로까지도 개같이 착취하고 괴롭힌다. 저런 버러지 안보면 그만이겠지만, 서로 원하면 안 볼 수 있는 그런 관계는 생각보다 흔치 않다. 결국엔 개같이 당한 쪽이 처절한 복수로 갚아주기마련. 착취당한 자연은 무시무시한 자연재해로, 착취당한 나 자신은 스스로에게 온갖 정신질환으로 되돌려준다. 지구가 70억의 자의식과잉 나르시시스트, 소시오패스들을 더이상 감내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인류에게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삼체인들의 빠른 회신을 기대한다. #삼체 #빵상아줌마 #ET #제다이 #리산알가입 #폴아트레이디스 #화성침공 #하이브 #민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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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ulan yang lalu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마라도나의 광기를 봤다. 어렴풋이 기성용의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지’도 보였고, 김병현의 홈관중 뻑큐도 보였고, 나훈아의 ‘보여주면 믿겠습니까?’도 보였고, 와썹맨의 ‘나 서른 두 살이에요 오케이?’도 보였다. 이천수의 ‘여기서 잘해서 레알 마드리드로 가겠..’도 보였고, 수아레즈의 깨물기도 보였고, 전인권 아저씨의 ‘이은주와 난 연인관계’도 보였다. 마리오 괴체의 ‘중국음식을 좋아한다, 특히 스시를 좋아..’도 보였고, 에릭 칸토나의 쿵푸킥도 보였고, 윌 스미스의 아카데미 싸다구도 보였다. 이 정도는 미쳐야 ‘이 바닥 미친년은 나야’ 할 수 있는 거다. 민희진 대표의 광기는 서로 양립이 불가능한 두 가지 태도를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이 매우 신선했다. 그의 주장은 시종일관 자본주의라는 고속도로의 가드레일을 거리낌 없이 넘나든다. 자회사고 모회사고 그딴거 모르겠고, 방시혁이고 나발이고 난 내 일만 할거임. 나 방해하는 너는 개저씨. 르세라핌이고 아일릿이고 한 식구고 뭐고 뉴진스만 내 새끼. 이 언니는 남의 돈으로 엄마 행세를 아주 열심히 했지만, 다 됐고 그냥 너네가 나한테 하라고 시켰잖아. 161억 ㅅㅂ. 스스로를 ‘바지사장’에 불과하다 여기면서도 고용주의 사업적 판단과 지시는 생까는 스웨그. 돈만 내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내 일 방해하는 ㅅㅂ새끼들에게 빅엿을 날리면서도, 언제나 우리 주주님들의 이익을 생각하는 중첩의 상태. 열어보기 전까진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는 상자 속의 고양이. 민희진 대표의 이번 기자회견은 하나 하나 말이 안 되는 주장들뿐이지만 수많은 ‘을’들에게 후련함을 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수없이 많은 카메라와 기자들 앞에서 거대자본의 ‘갑’을 개저씨, ㅅㅂ새끼들이라고 부르며 자신은 자본주의라는 경마장 트랙 안에 길들일 수 없는 야생마임을 호소하는 모습에서 수많은 ‘을’들은 어쩌면 새로운 시대의 열사를 발견한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착취하는 21세기 피로사회의 성과주체들(한병철 - 피로사회)은 자본가의 착취로부터의 자유 혹은 독립을 원하지 않는다. 커다란 자본의 울타리를 탈출하기보다 그 안에서의 영역 확장을 바란다. ‘갑’의 착취보다 다른 ‘을’이 나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 더 큰 분노를 느끼고, 영역 다툼의 치열함보다 울타리 밖의 정처 없음에 더 큰 불안을 느낀다. 어도어와 하이브의 갈등이 르세라핌의 제작 과정에서 비롯되었음을, 경영 탈취 시도라 여겨지는 몇몇 문건에 나온 ‘외부 투자자 유치’ 계획, 그리고 기자회견 내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일했다고 강조했던 것을 미루어본다면 민희진 대표는 어디까지나 ‘바지사장’역할 이상을 자처할 생각이 없는, 기꺼이 착취를 받아들일 수많은 성과주체 중 하나인 것이다. 161억 ㅅㅂ를 거침없이 내뱉을 수 있는 돈 많고 능력 쩌는 ‘을’. 수많은 21세기 성과주체들을 들뜨게 만드는 새로운 시대의 열사는 착취로부터의 해방를 위해 투쟁하지 않는다. 바지사장 민희진 대표는 2009년 말 BBC 생방에 나와 fuck you, I won’t do what you tell me를 외치던 RATM에 비견되는 훌륭한 퍼포먼스를 펼쳤지만, ‘겐세이 없이 착취당할 권리’,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며 착취당할 권리’를 항변했을 뿐이다. ‘시키는 대로 하기 싫어 뻐큐! 하지만 난 열심히 일하겠어’의 상태. 법적인 측면에서는 그저 자폭과 다를 바 없었지만, 민희진 대표의 광기는 기자회견의 신기원을 이루어냈다. 기자회견이라는 엄중하고 무거운 공기 아래 그는 MIC로 그야말로 칼춤을 췄고, 기자회견장을 락스타의 공연장으로 바꿨다.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말들이지만 이를 통해 솔직하고 잔꾀 없이 우직한 ‘을’의 포지션을 완벽하게 점유하며 상대를 얍삽하고 야비하면서 모략에 능한 ‘갑’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수없이 많은 그저 열심히 일 잘하고 싶은 ‘을’들의 동의를 끌어내는 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성과주체들은 더이상 체제의 전복을 꿈꾸지 않는다. 그저 겐세이만 없으면 기꺼이 착취를 받아들일 훌륭한 일꾼들이다. 아무튼, 그는 자의식과잉, 협업 불가능한 또라이지만 난 오늘부터 민희진을 응원한다. #민희진 #어도어 #뉴진스 #하이브 #방시혁 #혁명 #kpop #고양이 #양자역학 #이거다개소리 #반박시니말이다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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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ulan yang lalu
10/28, 11/4, 12/23 세 번의 소환조사, 3번의 마약검사, 이 모든 과정이 어떠한 물증 없이, 오로지 업소 실장의 증언만 가지고 이루어졌다. 업소 실장은 지드래곤의 경우 ‘지드래곤이 업소에서 마약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선균에 대해서는 ‘함께 마약을 했다’고 진술. 물론 지드래곤도 증언 외에 아무런 물증도 없는 상황. 결과적으로 ‘의심된다’했던 이는 음성 판정으로 면죄부를 얻어냈고, ’했다’고 전해진 이는 간이검사 1번, 정밀검사 2번, 총 3번의 음성 판정에도 불구하고 죽음으로 내몰렸다. 사람 말이 이렇게나 무섭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고. 가진 게 증언밖에 없는 경찰에게 ‘의심된다’와 ‘했다’의 차이는 어마무시 했을 것이다. ‘의심되는’ 놈은 까봤는데 아니면 어쩔 수 없고, ‘했다’는 놈은 했을 것이 분명하니 혹시나 안 나오면 또 뒤지고 또 뒤지고. ‘의심되는’ 놈은 그렇다 쳐도 ‘했다’는 놈은 어떻게든 ‘한’ 놈으로 만들어 내야만 한다. 그런데 ‘했다’는 놈이 계속해서 음성이 뜨니 얼마나 난처했을까.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언론에 ‘했다’는 놈을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경찰은 자신들의 너무나도 명백한 헛발질을 감추는데 성공. 언론사들은 경찰한테 받은 녹취도 풀고 사생활도 풀어서 조회수를 마구마구 빨았으니 기분이 좋았고, 덕분에 경찰은 사람들이 마약검사 음성 판정엔 관심이 없어서 기분이 좋았고, 이 무리한 경찰 놀이를 진행한 형사과장은 ‘했다’는 놈이 죽던 날 승진해서 기분이 좋았다. 27일 이선균 사망 직전 그와 관련된 기사들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내용은 ‘빨대를 이용, 코로 수면제 흡입’ 여부였다. 모두 26일 저녁 8시 JTBC 뉴스룸에서 단독보도 한 내용을 인용한 기사였고, 위의 캡쳐한 기사는 JTBC 단독 보도의 일부분이다. 업소 실장 김씨는 ‘진술했고’, 이선균은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했다’와 ‘알려졌다’라는 말장난으로 JTBC는 이선균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진술했다’라는 표현은 업소 실장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하지만 ‘알려졌다’라는 말은 이선균 본인이 아닌,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의 전언을 의미하기에, 그 뒤에 ‘(아님 말고)’가 숨겨져 있다고 봐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결과적으로 JTBC 단독에서 확인 가능한 것은 업소 실장 김씨의 케타민 흡입에 관한 추가적인 진술이 있었다는 사실 뿐, 이에 대한 이선균의 인정 여부 및 반박은 ‘아님 말고’다. 수면제로 알았다는 일관된 이선균의 진술이 업소 실장의 케타민 관련 추가 진술과 결합, JTBC 덕분에 이선균은 졸지에 수면제를 코로 흡입하는 사람이 되었다. 경찰과 언론은 그를 계속해서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때마다 신종마약 운운하며 마땅히 잡아야 할 놈을 놓친 듯 굴었다. ‘의심된다’가 아닌 ‘했다’의 대가는 너무나도 참혹했다. 그는 어떻게든 마약을 ‘한’ 놈이 되어야만 했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니 이런저런 사생활이 까발려지며 ‘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놈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선균이 모욕과 수치심 속에 죽음으로 떠밀리는 가운데 경찰과 언론은 끊임없이 득을 봤다. 경찰은 사건과 관련 없는 사안들까지 흘려가며 비난에서 멀어졌고, 언론은 교묘한 말장난을 이어가며 이선균을 광장에 매달고는 조회수를 빨아댔다. 결국 그는 죽었고, 경찰과 언론, 이 환장의 듀오는 마지막까지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는 중이다. 유족은 그의 유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경찰이 흘렸는지 TV조선을 통해 그 유서 일부가 공개됐다. TV조선은 고인이 광고 및 영화 위약금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언급했다고 전하며, 그 위약금이 1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선균은 100억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아주 친절히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죽었는데 결국 책임지는 이는 아무도 없다.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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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bulan yang lalu
Neil Young - Long may you run 김연아가 전설을 썼던 2010 벤쿠버 올림픽의 폐막식은 닐 영이 막을 열었다. 당시 칠순을 앞둔 닐 영은 젊은 시절의 험악한 인상에 비하면 많이 착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독해 보였다. 꼬장꼬장한 눈빛의 노인네는 겁나 넓은 빙판 위에 홀로 서서 ’Long may you run‘을 불렀다. 자신의 첫 번째 차를 추억하며 썼다는 이 노래는 대충 ’우린 여지껏 많은 일들을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롱런하자‘로 설명된다. 막상 이 노래가 쓰여진 시점은 차가 퍼지고 10년 뒤라고 한다. 차가 퍼지기 전에 나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노래로 차에 감사를 전하고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수 있게 되었으니 된 거지. 아무튼 그는 올림픽의 끝에서,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한 모두에게 ‘롱런하시길’이라며 덕담을 건넸다. 무엇 하나라도 다 이겨 먹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 보이는 이 노인네는 승리를 향한 환호가 아닌, 그저 승자와 패자 모두의 ‘롱런’을 기원했다. 대회 내내 김연아의 금메달, 쇼트트랙에서 몇 개의 금메달을 따내냐에 과몰입했던 우리에게 닐 영은 이기는게 중요한 게 아니고 ‘롱런’이 중요한 거라고 말한 것이다. 40년 넘게 커리어를 이어가며 ‘롱런’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늙은 락커가 말했으니 그게 맞는거다. 내 동생 김내훈과 그의 보호자 옥다애는 거진 11년 정도 아주 긴 연애를 하고 올 4월에 결혼했다. 작년 언제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김내훈은 나에게 축가를 부탁해왔다. 다소 당황했지만 난 바로 이 노래를 축가로 마음 먹었다. 난 지들이 승자가 되고 부자가 되어 잘 먹고 잘 살고는 쥐뿔 관심없고, 닐 영이 첫 번째 차에게 그랬던 것처럼 여지껏 함께한 시간에 감사하고, 그 마음 변치 않고 ‘롱런’하기를 바라며 열심히 노래했다. 난 이 노래를 동생 부부의 노래로 남겨두고 싶었지만, 내 친구 한상천의 결혼식 때도 불렀다. 부부사이에 이기고 지고가 무슨 소용인가. ‘롱런’이 중요하지. 로큰롤라디오 1집 발매 10주년 기념 공연 타이틀은 당연히 ‘Long may you run’이 되었다. 전인권 아저씨가 밴드는 남자 넷이 연애하는 거라고 했다. 관계가 개같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멤버 교체 없이 서로가 서로를 잘도 버텨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했다. 이젠 서로 짜증내고 화내도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다. 10여 년간 서로를 아주 가혹하게 단련시킨 덕분에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나름 ‘롱런’하고 있어 뿌듯한 마음이 있다. 지난 10년은 사실상 늘 받기만 하는 시간이었다. 언제나 과분한 격려과 응원에 끊임없이 도움을 받고 신세를 졌다. 신세를 진다는 건 상대에게 짐을 주는 방식으로 긍정적인 무언가를 가져오는 것이다. 그것은 채무로 인한 미안함과 동시에 채무 상환의 강한 의지를 다지게 만드는 고마움을 전제한다. 고마움이 없는 미안함, 혹은 미안함이 없는 고마움은 순간의 민망함을 면피하기 위한 가장에 불과하다. 받았으니 당연히 고맙고, 가져왔으니 미안해야 마땅하다. 이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지난 10년에 대한 채무에 복리이자가 붙어 갚아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채권자에 대한 고마움에 더 열심히 사는 그런 염치있는 채무자가 되기로 한다. 빚쟁이에게 이기고 지고가 뭐가 중요한가. 닐 영의 말대로 일단 ’롱런‘하기로 한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빚을 청산할 날도 오지 않을까. #사채 #복리이자 #일수 #대출상담 #neilyoung #longmayyourun #로큰롤라디오 #1집발매10주년 #벤더 #kpop #dance #hip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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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bulan yang lalu
카세트테이프와 LP는 지난 20세기를 가장 쉽게 설명한다. 카세트와 LP는 그것이 담은 소리를 뿜어낼 때 언제나 일정하게 돌아간다. 눈이 가늠할 수 있는 일정한 속도로 원을 그리며 토해내는 소리는 분명 얇고 시커먼 필름 안에, 시커먼 플라스틱 판 위에 펼쳐진 가느다란 주름 안에 담겨있는 것이다. 이 20세기의 유물들의 중요한 특징은 ‘눈이 가늠할 수 있는 일정한 속도’인데 이는 이후 등장한 CD와의 가장 커다란 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CD가 돌아가는 속도는 눈으로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CD를 선보이면서 디지털은 우리가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 소유하고 누리는 것들을 더이상 눈으로 가늠할 필요가 없음을, 20세기가 끝났음을 선언했다. 651호 문을 열고 들어서는 모두를 놀라게 한 ‘숙취 Radiohead’는 아날로그 인베이젼의 작업이 담고 있는 정서를 가장 솔직하게 반영한다. 잔다리페스타 후드를 입은 채 변기 뚜껑 위에 앉아있는 라디오맨. 애처롭게 화장실 문에 의지한 채로 이미 비워진 Jim Beam을 놓지 못하는 그의 손은 이렇게 끝낼 수 없다(그것이 단지 술판인지, 축제인지, 20세기인지 모르겠지만)는 라디오맨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커다란 입(스피커)에서는 이러한 강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가 이미 주량 이상의 술을 퍼마셨음을, 그의 시간이 끝이 났음을 증명하는 거친 신음이 하염없이 흘러나온다. 디지털과 함께 도래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날로그는 손에 움켜쥔 빈 술병 만큼이나 덧없다. 20세기는 가시적이면서 손에 쥘 수 있는 무언가로 기록하고, 기억하고, 소비하고 소유하는 세상이다. 디지털의 등장 이후 사실상 모든 종류의 소리들은 시각적으로 그 존재를 입증할 모든 수단을 잃었다. 아날로그 인베이젼의 카세트테이프를 통한 작업들은 다시금 20세기의 유물들로, 그때의 방식으로 소리를 시각화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작가는 직접 선별한 단편적인 기억들을 알약에 담아 과다 복용을 권장하고, 제주 광치기 해변에서의 기이한 경험을 카세트에 담아 침대 위에 재연한다. 소리들에 형태와 자그마한 서사를 부여한다. 곧 잊혀지고 사라질, 혹은 이미 가치와 의미가 사라진 것들에 자신의 서사를 녹여낸다. 작가 본인의 기억과 언제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을지, 어느 누구의 손을 거쳐왔을지 모를 카세트와 플레이어의 사연이 뿌연 잡음과 함께 결합해 눈 앞에서 일정한 속도로 돌아간다. 시간이 지나 오래된 기억들이 뚜렷하고 선명한 것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 기록으로서의 의미를 다한 마그네틱 필름으로 조악하게 되살린 그때의 기억들은 색이 바래거나 깨진 카세트테이프와 플레이어를 통해 뿌옇게 다가온다. 디지털은 선명하고 명쾌하지만 아날로그는 뿌옇고 불분명하다. 디지털은 불변을 전제하고 아날로그는 소멸이 불가피하다. 디지털의 계산값은 고정되어 있지만 아날로그의 운동은 끊임없이 노쇠하고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디지털에는 서사가 있을 수 없다. 고정된 계산의 결과값만 있을 뿐, 운동에 의한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기록은 언제나 그 과정에서 보정되고 편집되며, 기억은 그 기록들을 취사선택한다. 그렇기에 기억은 디지털의 계산보다는 아날로그의 서사에 가깝고, 절대적 사실보다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유에 가깝다. 계산은 빠르고 사유는 느리다. 카세트와 LP는 느리게 돌고, CD는 빠르게 돌아간다. 21세기 디지털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은 ‘좋아요’로 대표되는 무한 긍정의 물결, 그리고 명백한 사실에 입각한 빠른 정보처리 뿐이다. 사실상 의미를 잃은 서사와 사유같은 아날로그적인 가치들은 하나같이 느리고 피곤하다. 그리고 그 느린 속도로 인해 전혀 생산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비효율적이고 쓰잘데기 없는 짓거리들이 항상 더 재미있다. 유희는 필연적으로 그것이 생산으로부터 동떨어져 있을 수록 크게 피어난다. 그래서 모든 예술은 가치있고, 아날로그 인베이젼의 작업 역시 그러하다. 언제나 무대 위에서 시커먼 썬글라스를 쓰고서 무게를 잡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기타를 치는 그이지만, 그는 분명 이 작업을 하면서 실없이 웃고 있었으리라. 지나간 20세기와 그 시절 젊음이 아쉬웠겠지만, 그 기억의 편린을 되새기면서 그는 분명 즐거웠으리라. ‘숙취 Radiohead’ 라디오맨의 손에 Jim Beam을 쥐어주면서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간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전시 #미술 #아트 #카세트 #20thcenturyboy #아날로그인베이젼 #아날로그짱 #디지털뻑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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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bulan yang lalu
간만에 덕질하러 왔다 3 #사뮈 #해서웨이 #kpop #idol #dance #hip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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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ahun la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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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ahun lalu
희찬이 내가 맨날 영웅슛한다고 욕해서 미안해ㅠㅠ #16강 #답답하면니들이뛰든지 #황희찬 #영웅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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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ahun lalu
영광스럽게도 평소 존경하고 공경하던 밴드의 음반 소개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은 스킵해도 음반은 꼭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abtb #3집 #우왕굳 #kpop #sm #yg #idol #hiphop #dance #di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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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ahun la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