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wox missj1227Posting

조혜림. Heather

@missj1227

음악 콘텐츠 기획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음악, 영화 그리고 책에 관한 글도 종종 씁니다. Day tripper, Harukist, Psychedelic rock, 중경삼림의 영원한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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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간 것도 벌써 오래전 일이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혼자 살기 시작한 지도 꽤 됐다. 어릴 적 라디오를 듣던 버릇 때문인지 대학에서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고도 나는 음악이 있는 일터로 이끌렸다. 음악 콘텐츠 기획자 일을 하며 음악 영상과 오디오를 기획하는 것이 내 직업이다. 이 일도 라디오 방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음악을 선곡하고, 숨겨진 뮤지션을 찾는다. 좋은 음악과 뮤지션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길 바라고 노력한다. 물리적 시간이 흐른 만큼 내 성격도 사회적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혼자 있는 적막은 아직도 어색하고 가끔은 높은 벽 앞에 선 듯 마음이 갑갑하다. 그럴 때면 나는 타인의 목소리를 듣고자 라디오를 튼다. 겨울날 아침에 일어나 서늘한 냉기 속에 조금의 온기를 찾고자 크게 틀어놓은 라디오 속 활력 넘치는 목소리, 출근을 준비하며 듣는 가벼운 음악, 잠들기 전 하루를 위로하는 사연들. 시간이 흘러도 타인의 소리로 위로받고자 하는 건 여전하다. 알지 못하는 타인의 이야기는 돌아서면 잊어버릴 만큼 휘발성이 강하지만, 금방 사라질 목소리와 감정이라도 순간 나의 외로움을 채워주기에 아직까진 이만한 게 없다. 어린 시절 마냥 동경과 위로를 주던 공중파 라디오 제작자에게도 삶의 굴곡이 있었으리란 생각을 요즘은 한다. 그리고 어린날의 나와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도 라디오 방송에서 위로받으리란 생각도 해본다. “가끔 라디오에서 좋은 노래가 나올 때가 있어. 노래를 듣고 나선 들은 것만으로 행복해지기도 해. 만약 평생 동안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넌 그런 노래일 거야.” 영화 속 대사가 너무 달콤하고 인상 깊어 ‘유 콜 잇 러브’를 본 후 한동안 나의 블로그와 노트에는 이 문구들이 적혀있었다. 내가 만든 방송과 선곡도 누군가에게 가닿고 있을까. 위무하는 자와 위로받는 사람의 마음이 만나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나는 흠모한다. 그리고 마음을 전달받기만 하던 사람이 누군가에게 전하는 사람으로 변하는 기적을 믿는다. 그 과정이 꼭 논리적 이리란 법은 없다. 영화 속 발렌틴과 에드워드처럼, 때로 작은 마음을 전하는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기에. 콘텐츠 기획자로서 한정된 예산과 트렌드라는 압박은 끊임없이 존재한다. 이해관계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을 조율하는 일에 진이 다 빠졌다가도, 그런 꿈같은 순간을 생각하면 ‘그래, 그래도’ 같은 어설픈 다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다짐의 끝에는 늘 어린 시절 수없이 내뱉었던 엔딩 멘트가 조용히 달라붙는다. “지금까지 색깔 속의 시네마, 진행에 조혜림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인스타 장문 그만 올리라고 했지만 나는 꿋꿋하게 내 길을 간드아… 다음주 오디오 콘텐츠 + 음악 트렌드 외부 강연 준비하면서 혼자 감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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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ahun yang lalu
초여름의 조각들 평생 가고 싶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아하는, 힙하고 아름다운 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dmzpeacetrain 세상에… 역대급으로 쾌적하고 음잘알 그자체였던 페스티벌 아팝페 @asianpopfestival_kr 내년에 꼭 다시 만나요. 제발! 한로로 with 진동욱 지ㅂ 코멘터리 행사 모더레이터. 음감회는 언제나 즐겁고 두근두근 합니다❤️ 고마워요 @hanr0r0 @titring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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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hari yang lalu
트레바리 새 시즌 모집이 시작됐습니다. 어느덧 6번째 시즌입니다. 5시즌 동안 20권의 책을 함께 읽었고, 이번에 또 새로운 책 4권을 고심하여 선정했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새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들을 넣어봤어요. 지난 시즌 사랑, 삶, 죽음, 폭력에 대해 깊고 진한,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이번에는 더운 여름에 맞춰?! 조금 가벼운 책과 새로운 주제들을 고민해 봤습니다. 이번 시즌은 언론, 음식, 꿈과 이상, 삶의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볼까 합니다! (쓰고 보니 가벼운 주제들은 아니군요…) 이번에 함께 읽은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 번째는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입니다. 처음 이 책을 구입하고 읽었을 땐 조금 지루한 느낌이 있어 읽다 그냥 서재에 꽂아두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다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엄청난 흡입력을 보여주며 단숨에 책을 읽어내게 만들었죠. 언론의 자유는 어디까지일까요? 무책임한 보도와 황색언론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진정한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지 논의해 보려 합니다. 언론에 인해 개인의 인생이 어떻게 날조되고 파괴되기 쉬운지, 사람들은 얼마나 쉽게 선동되는지 언론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얇지만 묵직한 메시지로 가득 찬 이 책을 읽으며 말과 글의 진정성에 대해, 그리고 요즘 사회에 대해 의견을 나눠봅니다.  두 번째 책은 제가 너무 사랑하는, 미국 문학계의 슈퍼스타이자 얼마 전 타계하신 작가 폴오스터의 ‘달의 궁전’입니다. 주변에 꿈과 이상, 그리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을 때 이 책을 선물로 주곤 했습니다. 두께는 두껍지만 폴 오스터의 마법같은 문장들을 읽다 보면 어느덧 마지막 장을 읽으며 아쉬워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거에요! 우리는 언제까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어가야 할까요? 당신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인지하고 있나요? 인간의 존재에 대해 끝없이 탐구하는 폴 오스터의 명작 ‘달의 궁전’을 읽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삶의 가치관과 방향, 방랑자 같은 여행하는 삶에 대해 함께 탐구해 봅니다.  세 번째 책은 역시나 제가 너무 사랑하고 흠모하며 닮고 싶은 작가님입니다. 바로 러시아 통역사이자 작가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 언제나 그녀 같은 삶을, 유쾌한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트레바리에서 다 같이 유쾌한 시간을 가져보고자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세상 모든 맛있는 음식을 탐구하는 러시아어 동시 통역사이자 작가인 요네하라 마리의 즐겁고 유쾌한 미식견문록. 우리의 취향을 파고드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소개하고 음식이 가진 소소하지만 따뜻한 힘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우리의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맛깔나는 수다를 함께 나눠요.  각자 좋아하는 간식을 가져와 나눠 먹으며 책의 소감을 이야기해요.  네 번째 책은 제 인생을 바꿔준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삶을 좀 더 능동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사회 초년생 시절 자기 소개서에 늘 이 책 이야기를 쓰곤 했습니다. 그 시절 팀장님은 제가 이 책을 언급했다는 걸 기억하시며 인상 깊었다고 이야기해 주셨죠. 그만큼 20대 초 중반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책입니다. 그 책은 바로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 인생을 살며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나만의 길에 대해 이야기하는 ‘생의 한가운데’. 평범한 일상을 살던 한 여성이 용기를 가지고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충만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나눠봅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이번 시즌 역시 책의 주제에 어울리는 음악들을 가득 선곡해 두었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함께 음악을 들으며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나눠봐요 :) Ps. 멤버분들의 따스한 메세지 덕에 늘 뭉클쿵클 간질간질 눈가와 콧등을 닦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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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hari yang lalu
5월이 끝나고 6월도 3일이나 지났다. 나름 매일 매일의 최선을 다해 살고 있지만 세상의 아름다움에 취해 유유히 헤엄치며 흘러가기보단, 시간이란 파도에 휩쓸려 혼란스러울 때가 많은 것 같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시간은 화살과도 같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들. 만나지 못한 시간의 숫자를 세어보니 5년, 6년이 그냥 지나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알게 된 지 15년이 되었다. 세르비아에서 온 친구 부부는 대학 시절 독일에서 오신 교수님이 소개해 준 옆 학교 교수님들이었다. 예술을 가르치는 그들은 낯선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말 그대로 Traveler의 삶을 살고 있었는데, 한해는 태국에서, 한해는 남아공에서, 한해는 일본에서, 한해는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세상을 돌아다녔다. 학생시절 나에게 있어 그림을 그리고 인형을 만들고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온 세상을 구경하는 그들은 내가 아는 가장 낭만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교수와 제자가 아닌 친구가 되었고, 훗날 우리는 세르비아의 노비사드 그들의 집에서, 일본의 도쿄의 전시장에서, 그리고 지난 주말 한국의 서울에서 다시 조우했다. 아무 정보도 없이 세르비아에 다다랐던 날이 떠오른다.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던 중 일단 가까우니 세르비아로 오라는 말에 계획 없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여행자 등록을 위해 경찰서에 갔던 날. 그리고 그들의 집에서 보낸 약 2주 가까운 시간은 꿈결처럼 기억된다. 아름다운 발코니, 그곳을 오가는 고양이들, 푸른 숲속, 순록의 고기, 염소의 우유, 그리고 짙은 담배 냄새와 향수 냄새, 집시 혹은 히피 같은 사람들로 가득한 갤러리들. 나는 수많은 세르비아의 예술가들을 소개받았고 그들의 나에게 보여주던 그림과 들려주던 노래가 지금도 가끔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 처럼 기억된다. 일 때문이긴 했지만, 그들은 8년 만에 한국에 왔고, 우리는 서울 곳곳을 함께 여행했다. 우리는 언제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 See you soon이란 말이 희망적인 듯 하지만 미약하게 슬픔이 어려있다. 지난 5월, 나는 욘 포세 ‘멜랑콜리아’, 클레어 키컨 ‘이처럼 사소한’, 시그리드 누네즈 ‘어떻게 지내요’를 읽었고 도스토옙스키의 ‘카르마조프가의 형제들’ 1권을 끝마쳤다. 그리고 트레바리 5월의 책으로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발제하고 다시 읽었다. 두꺼운 책을 읽을 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재밌는데 너무 길어서 화가 난다. 그래서 나는 지금 몹시 화가 난 상태다. 카르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너무 재밌지만, 너무 길다. 아아… 그런데 재밌다. 천재란 이런 사람일까. 트레바리에서 다 함께 ‘소년이 온다’를 이야기하고, 멤버들이 쓴 독후감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우리는 절대로 그날의 5월을 잊어선 안 된다. 사놓고 읽기를 미뤄둔 책, 만화책이 많은데 그 중 모리 카오루의 ‘신부 이야기’가 그러했다. 그의 대표작 ‘엠마’의 팬인지라 ‘신부 이야기’를 다 사놓고 미루고 미루다 14권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역시 만화책은 몰아보기..) 중앙아시아의 의복들과 풍습들, 삶의 속살을 세밀하게 그려낸 이 만화가는 정말 대단하다. 다시 한번 모리 카오루에게 박수를 보낸다. (‘엠마’는 하도 많이 봐서 닳고 닳았다. 한 조각 낭만이 필요할 때, 미지근하지만 포근한 아름다운 로맨스가 필요할 때, 나는 ‘엠마’를 연다.) 멜론 트랙제로 전문위원으로 합류했다. 세상에 새롭고 좋은 음악을 찾는 일에 참여하게 돼서 너무 행복한데 또 나의 부족함이 돋보일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나의 기준이, 나의 범위가, 나의 역량이 부족할까 걱정이 앞선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성실하게 열심히 음악을 사랑하고 응원하고 찾아내고 알리는 것뿐. 챌린지가 많은 한 달이었다. 스스로를 시험하게 하는, 스스로를 꾸짖고 채찍질하고, 혹은 고민하고 상념에 빠졌지만, 나긋한 날씨 덕분에 명랑함을 잃지 않고 잘 살아낸 봄날의 끝자락이었다. 더 많은 걸 보고 싶고, 더 많은 걸 읽고 싶고, 더 많은 걸 쓰고 싶다. 결국은 좀 더 노력할수 밖에 없겠다. 5월의 마지막 날을 놓치고 뒤늦게 쓰는 봄의 마지막 일기. 여름은 무척이나 바쁠 예정이라 열심히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많은 글을 쓰고 많은 사람을 만나 나눠줄 힘을 길러야지. 다들 잘 먹고 잘 자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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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ulan lalu
상반기에 하박국님이 제작하시는 ‘음이온 라디오’라는 팟캐스트의 호스트로 참여했습니다. 팟캐스트를 제작만 해봤지 출연을 해본 적은 거의 없어서 (게스트로만 2번 정도 출연) 많이 고민하고 준비하며 1시간 넘는 분량을 이끌어 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김뜻돌, 정우, 윤지영, 이진아, 김사월 씨라는 너무나도 좋은 아티스트 분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주셨어요. 그때마다 너무나도 깊고 아름다운 대화를 나눠서 매 인터뷰가 끝날 때마다 벅찬 마음을 품에 안고 인터뷰이로 참여 해주신 아티스트에게 더욱 더 큰 사랑에 빠졌던 것 같아요. 원래는 꾸준히 하려 했는데 현생에 치이다 보니 요즘은 잠시 참여를 못하고 있습니다. 서면 인터뷰는 그래도 몇 건 진행하고 있는데 팟캐스트가 은근 긴장이 많이 돼서?! 쉽지가 않더군요… 하박국님 비롯 모든 팟캐스터, 유튜버 여러분들 존경…. 하반기엔 또 좋은 아티스트들과 팟캐스트를 다시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는 게으른 나, 체력 부족인 나… 힘내라. 콘텐츠는 꾸준히 해야 하는 거라고 타인에게 조언하면서 막상 스스로는 쉽게 하기 어려운….! ㅠ 참고로 음이온 라디오는 스포티파이, 애플 팟캐스트 그리고 유튜브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기다린다는 박국님의 말처럼 하반기엔 다시 호스트로 복귀할 수 있길….!! 역시나 게으르고 체력 없는 나 힘내자. 직장인 모두 파이팅…! (+ 팟캐스트 인터뷰어이자 게스트는 상시 모집 중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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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ulan lalu
아, 역시 너무 재밌잖아? 지난 한 주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봤다. 서울시립미술관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전시, 메튜 본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보수동쿨러 공연, 그리고 실리카겔 장충 아레나!!! 공연 :) 오랜만에 바지런히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모든 것들이 만족스럽고 몰아치듯 행복을 쏟아내 적셔줘서 기분이 상쾌했다. 이런 게 즐거움이지, 그런. 보수동쿨러의 공연은 늘 눈물을 부른다. 노래가 슬퍼서?라고 처음엔 생각도 해보았으나, 이건 슬픔을 조금 머금은 감동 같은 것, 약간은 양가적인 감정이 섞인 기분이라고 정의했다. 이번 공연 역시 그들은 감동적이었고 슬픈듯하지만 그 뒤엔 행복할 거란 희망 한줄기를 품은 여운을 남겼다. 실리카겔은 정말 에스파와는 또 다른 ‘쇠맛’을 보여주었는데 (뜬금 에스파 ㅎㅎ) 노들섬에서 장충체육관까지 신서사이즈가 확장돼가는 모습은 경이롭기도 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큰 곳으로 나아갈지 그들의 미래를 상상하며 혼자 도파민 터져하며 피식피식 웃어본다. 한주 씨 말대로 고척돔 가보자고… 보통 실리카겔을 보고 들을 때면 에반게리온이나 아키라, 혹은 데즈카 오사무 등의 세계관이 떠오르곤 했는데 이번 공연을 보고 나니 왜인지 디지몬 어드벤처가 떠오르고 멤버들 옆에 아구몬, 파피몬, 피요몬이 있는 것만 같았다. 그들은 선택받은 아이들. 디지털 월드를 구해라는 계시를 받은 자들… 혼자 디지몬 세계관에 빠져 다른 차원의 감동을 받은 1인…. 결론은 밴드 만세 만만세다… 지난 토요일, 마포아트센터와 무대 위의 책방 ‘소설- 뮤직박스’를 진행했다. 광장에서 단상에 앉아 어린이부터 어르신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 앞에서 소설 월플라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더 셜리 클럽에 대한 북토크와 그에 어울리거나 책 속에 소개된 음악들을 소개했다. 비틀즈와 핑크플로이드, U2, 냇 킹 콜, 스테이시 켄트부터 코난 그레이, 민수 등 다양한 장르와 세대의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음악을 들었다. 끝나고 한 어머님이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너무 즐겁게 들었다고, 감사하다고 해주셔서 또 혼자 뭉클…. 책 이야기, 음악 이야기는 언제 어디서 해도 즐겁다. 그러게… 즐겁고 재밌는 한주였다. 많은 사람들도 만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최근에 만화책 속의 음악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요청이 많다. 데모판으로 1회 정도 진행해 볼까 이것저것 머리 굴리는 중. (안녕하세요..저는 침펄과 함께했던 구) 웹툰 팀 팀장입니다…) 이제 원고만 더 잘 쓰면 딱인데….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카르마조프가의 형제들만 좀 더 빨리 읽히면 더더 재밌을 텐데. 이번 주도 한번 재밌게 폴짝폴짝 즐겁게 뛰고 둥글게 둥글게 편안하게 굴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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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ulan lalu
최근 몇 년은 넷플릭스 ‘본능의 질주’ 다큐와 쿠팡플레이의 중계 덕분에 F1의 팬을 자처하고 있지만 근 10년 넘게는(슬프게도 Not anymore) 해축에 빠져 EPL의 첼시를 응원했다. 대학생 때 런던에서 1년 정도를 살았고, 영국 생활 초반 가장 친했던 친구는 일본인 사야카였다. 사야카는 프리터족으로 1년 동안 번 수입을 해외 축구 직관에 쏟아붓는 엄청난 열정의 축구 팬이었다. 그녀는 한해는 스페인으로 가 라리가를 보고, 한해는 이탈리아에 가서 세리에를 봤고, 나와 만난 그 해는 EPL을 보기 위해 런던에 왔다. 그녀는 첼시의 빅 팬이자 클럽 멤버였고, 수많은 경기를 직관했다. 그 덕에 나는 그녀를 따라 수많은 경기를 함께 직관했다. 첼시 VS 에버튼, 아스날 VS 뉴캐슬, 풀럼 VS 블랙번 등… 런던에 있는 팀들은 거의 다 직관했고 나는 그때 사야카를 따라 첼시를 응원하게 됐다. 그땐 마침 맨유에 박지성이 있었고 ‘제한맨’ 시절이었어 챔스에서 첼시를 응원하는 나는 거의 왜구 취급을 받기도 했다.ㅎㅎ 한국에 온 이후에도 나는 계속해서 해축을 찾아보고 첼시를 응원했고 그 후로도 2번 정도 런던을 다시 방문에 첼시 경기를 직관했다. (스탠포드 브릿지 가는 지하철부터 다 같이 노래 부르고 소리 지르며 경기장에 가고 모르는 영국인들이 목마도 태워주고 같이 울고 웃고 화내고 도파민 폭주로 즐거웠는데…) 그때 트위터나 아프리카(해설 해주는), 첼시 커뮤니티에서 활동도 활발히 해서 몇몇 캐스터님들과 친분도 쌓고 첼시 팬으로 유명한 배우 김수로 씨가 만든 펍 ‘브릿지 (첼시 구장 스탠포드 브릿지를 따서..)에서 단관도 하고… 열혈 팬 행보를 이어갔다. Only one 시절의 무리뉴부터 보아왔던지라, 언제부턴가 내가 좋아하던 선수들이 모두 사라지고 최강 첼시, 승리의 첼시가 나락……… 으로 가면서 나는 축구에 흥미를 잃었다. 가지고 있던 수많은 레플들과 굿즈를 처분했고….(레플도 사실 요코하마가 메인 스폰 된 이후론 안 샀다…) 그렇게 10여 년의 첼시 덕질을 종료했다. F1의 경우는 좀 재밌는 루트로 좋아하게 됐다. 시작은 초등학교다. 초등학교 시절 ‘영광의 레이서’ aka ‘사이버 포뮬러’란 만화를 보며 맨날 아스라다! 제로의 영역!을 외치며 지독하게 사랑에 빠졌다. 어른이 돼서도, 그리고 작년 싱가포르 그랑프리 가기 전에도 다시 정주행을 했으니 TV판 37부작과 OVA 27부작까지 한 3번은 정주행한 것 같다. (더 있나…) 카자미 하야토, 나이트 슈마허, 앙리, 카가 등 (하야토를 좋아했으나 마지막엔 카가를 응원함) 그리고 헤어스타일 변화가 흥미로운, 그리고 너무 예쁜 스고 아스카… (레이싱 걸인 줄 알았는데 팀의 전략가이고 회장 딸이고 만능캐…) 이때부터 나는 포뮬러원을 어른이 되면 직접 보고 싶다는 꿈을 꿨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 각자 나라를 하나 정해서 발표 하는 수업이 있었는데. 마침, 그때 나에게 맡겨진 나라가 싱가포르였다. 그래서 싱가포르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찾아보고 하다 ‘세계는 지금’ 같은 프로그램에서 싱가포르 그랑프리 시티 레이스 나이트 서킷을 보여주는 걸 보고 어린 마음에 미친 듯이 흥분해서 저건 내 인생의 목표다! 실제로 보고 말겠어! 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초등학생의 꿈은 그냥 평생 버킷리스트로 남는 것 같았고 나의 포뮬러 원 사랑도 조금씩 옅어졌다.그러다 30대가 되고 포뮬러 원 관련 영화들, 넷플릭스 다큐 ‘본능의 질주’, 그리고 쿠팡플레이의 생중계를 통해 나는 잊었던 포뮬러원의 꿈을 찾았고 다시금 ‘사이버 포뮬러를 봤다.’(기승전 사이버포뮬러…) 그리고 작년, 마침내 나는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직관했고 응원하는 ‘페라리’의 우승을 맞보았다. (레드불 막스의 미친 활약으로 작년 페라리의 유일한 우승이 싱가포르였다. 완전 럭키비키잖아…. 🍀거기다 사인츠의 우승… 진짜 행복했다.) 포르자 페라리! 개인적으로 페라리 선수 중 사인츠의 팬이라 내년에 그의 이적이 확정된 상황에서 복잡한 심경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페라리는 계속 응원할 것이다. 물론 카를로스 사인츠 어딜가도 당신을 응원할게… 버킷리스트였던 싱가포르 서킷을 보고 나니 더 욕심만 생긴다. 다음엔 무조건 모나코 서킷을 갈 것이다. 클래식 시가지 서킷은 로망 중의 로망이었으므로 다음은 무조건 모나코다. 흠…. 이야기 나온 김에 사이버 포뮬러나 또 보고 싶고요….. ^^ 어쨌든 요즘 제일 재밌는 건 역시 포뮬러 원… 또 보러가고 싶다… 진짜 미친 도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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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ulan lalu
삶에 있어 조금도 왜곡되지 않은 순정의 기억 속에 충만하고 행복했던 적이 몇이나 있었을까? 생각해 보니 역시 여행을 갔을 때나 좋아하는 일을 했을 때, 그리고 정말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등 꽤 많은 순간 속에서 나는 풍요롭게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입버릇처럼 행복하고 싶어, 즐겁고 싶어라고 말하지만 나는 꽤나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일지도?라는 생각을 말간 봄날의 하늘을 보며 생각해 본다. 월요일은 피곤하다. 일이 많고 적고를 떠나 집과 회사 간의 거리가 꽤 차이 나는 나에게 회사가는 행위 자체가 피로함 그 자체다. 처음 2번 환승하는 한 시간 길의 출근 시간을 운동하는 기분으로 다녀야지 했던 초심은 첫날부터 무너진지 오래라 월요일이 저물고, 4월이 저물어가고, 회사에 이직한지 1년이 넘어가는 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다시 한번 뫼비우스 띠같이 돌아가는 출퇴근의 무한 굴레에 한탄을 한다. 이렇게 들쑥날쑥 행복과 피로가 교차하는 요즘. 할 일은 많은데 잠을 이겨내기 힘든 요즘. 몸의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다가 조금 더뎌진 요즘. 그래도 좀 더 온몸을 쭉 펼친 개구리처럼 사방을 늘려 점프하고 싶은 요즘. 4월 한 달 동안 매일 2~30분 정도 집에서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했다. 주말 중 하루는 요가 수련을 다녀왔다. 바디프로필을 찍거나 엄청난 감량을 하거나 복근을 만드는 챌린지는 아니지만 하나의 루틴을 만들고 길들여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생각을 한다. 한 달을 꼬박 해보았지만 아직도 하루만 빼먹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몇 달은 더 해야 진짜 루틴이 될 건가 보다. AI 영어 공부는 2주 정도 하면 늘 며칠 쉬다 다시 시작하게 되고, 듀오 링고 일어 공부를 100일 넘게 하다 한참을 쉬었고, 최근 또다시 200일 가까이하고 있는데 100일을 해도 무너지는 게 루틴인지라 진짜 몸에 찰싹 붙은 내 장기 같고 타고난 것 같은 루틴을 만들려면 1년은 시간이 걸리는 걸까? 란 생각을 해본다. 김연아처럼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의 경지에 오르려면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할까? 옥상달빛과 김사월 인터뷰를 했다. 옥달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던 청취자에서 인터뷰어로 옥달을 만나니 오랜 시간 알고 지내던 동네 언니들을 만난 기분이라 인터뷰가 신나고 즐거웠다. 나의 최애 사월과의 인터뷰는 기대 이상으로 로맨틱한 데이트 그 자체였고, 매 앨범마다 그녀를 다시 만나고픈 기대감과 소망이 가슴속에 보글보글 피어오른다. 싱어송라이터 정오월의 라이너 노트를 썼고, 인천예술회관 살롱콘서트 휴에서 잭킹콩, 이설아를 추천하고 공연 무대에 함께 올라 관객 앞에서 인터뷰를 했다. 세종시까지 가서 로컬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심사 했다.적지 않은 일을 했음에도 뭔가 4월은 한 게 없는 기분이다. 왜일까. 지금 계속 붙잡고 있는, 잘 풀리지 않는 원고를 잡고 있어서 그런지 이걸 끝내야 4월은 내가 그래도 일 좀 했다.라고 생각이 들 것 같은데…. 5월에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합류하고, 마포구와 함께 도서 페스티벌에서 무대를 만든다. 그것 외에도 써야 할 원고가 있고, 그 와중에도 너무너무 놀고 싶고 신나게 뒹굴고 싶다. (는 I 90%를 육박하는 나로선 집에서 뒹구는 게 최고의 휴식 ㅋㅋ) 날씨가 가벼워진 만큼 내 마음의 무게도 소리 없이 조곤조곤 소곤소곤 이야기하듯 부드럽게 가벼워지고 있다. 이 가볍고 나른한 기분이 5월에도 쭉 이어지길… 어서 손에 잡고 있는 원고들을 빨리 끝내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마음 편히 착수할 수 있길 바라본다. +어제 구매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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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ulan yang lalu
알레르기 비염이 날뛰는 것을 보니 봄이 왔다. 휘날리는 핑크빛 벚꽃처럼 사뿐하고 낭만적으로 봄을 시작하면 좋았겠지만 낭만은 금세 휘발되고 눈물 콧물 알레르기가 남았다. 그래도 날이 따뜻해지니 참 좋다. 추위로 쪼그라들었던 몸뚱이가 한 겹 한 겹 펴지기 시작한 건지, 겨울잠을 자던 장기들이 움직임을 시작한건지 위염도 많이 좋아졌다. 역시 위염은 연례행사이자 2달은 지켜봐야 하고 날이 따뜻해져야 하나보다. 아직 겁이 나서 커피를 못 마셔봤는데 주말에 산미 가득한 커피 한잔 도전…?! 아직 무린가…. 그 어느 때보다 신경 쓰이는 일들이 많은데, 진도가 나가는 듯, 마는 듯 오락가락한다. 집중력이 떨어진 걸까, 감수성이 떨어진 걸까, 새로운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피상적 원인 찾기보단 그냥 어떻게든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한다…. (자기 암시, 자기 최면….) 잘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은데 내 맘대로 되는 건 잘 없는 기분이다. 그래도 천천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어본다. 퇴근하면 너무 지쳐서 바로 잠들었다가 일어나서 글을 쓰거나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잠들 때가 많다. 주말도 잠만 자다 겨우 기어가듯 요가를 다녀오곤 했다. 트레바리 2번째 시간, 지난 한 달에 대해 멤버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최근 들어 영화를 본 게 너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부랴부랴 미뤄뒀던 영화들이 아직 영화관에 남아있는지 찾아보았고 겨우겨우 퇴근길에 ‘가여운 것들’과 ‘로봇드림’을 봤다. 개인적으로 대사 하나 없었음에도 로봇드림이 너무 좋았다.(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팬인데 그의 작품들 중에서는 조금 아쉽달까, 로봇드림이 기대보다 더 좋았다랄까.)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한 둥글둥글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 대사는 없지만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로 가득 찬 이 영화는 나를 기쁘게 춤을 추게도 안타까움에 훌쩍이게도 했다. 동글동글 귀여운 마음, 새콤달콤 상큼한 생각을 많이 갖고 싶다. 그렇게 어여쁘게 봄을 이어가고 싶다. *주문한 것도 잊고 있었던 LP가 배송됐다. 몇달 전에 산건지 기억도 안난다. 그래도 이렇게 받으니 선물같고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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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ulan yang lalu
작년에 F1 싱가포르 그랑프리, 도쿄 섬머소닉, 도쿄 존메이어 공연 이렇게 3번 정도 해외를 다녀왔는데…. 올해도 더 나갈 수 있길🙏🏻🤤(다음은 모나코 그랑프리 가고 싶다아아아아🥰🏎️🏁) 부다페스트, 베를린…. 벌써 한달 전이야…….🫠 여행가고 싶어…. 이번 여행 덕분이 오랜만에 독일인 친구들 연락도 해보도 근황도 듣고 🥹 다들 보고싶구만요…. Du fehlst mir🇩🇪 그래도 담달엔 넘넘 그리운 세르비아 교수님들 한국 오셔서 오랜만에 극적 상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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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ulan yang lalu
EBS 스페이스 공감과 함께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을 선정했습니다. 선정하는 내내 설레고 즐거운 마음으로 수백곡의 음악을 다시 들어봤어요. 대중음악 전문가 김광현 편집장, 김윤하 평론가, 김학선 평론가, 단편선 음악가, 박정용 벨로주 대표, 박준우 평론가, 윤덕원 음악가, 윤준호 음악가, 정민재 평론가, 정병욱 평론가와 함께 치열하게, 그리고 즐겁게 선정하였습니다. 스페이스 공감 웹사이트에서 100곡을 함께 찾아보시고 저의 코멘트도 참고해 주세요. - 이소라 [7집] 모임 별 [아편굴 처녀가 들려준 이야기] 브로콜리너마저 [졸업] 박지윤 [꽃, 다시 첫 번째] 원더걸스 [REBOOT] 정밀아 [청파소나타] E SENS [The Anecdote] 방탄소년단 [LOVE YOURSELF 結 ‘Answer’] 엄정화 [Prest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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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ulan yang lalu
조혜림 선정위원(@missj1227 )과 함께한 월간 진공관 <한국대중음악상 함께 듣기>가 감동과 여운 속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혜림님의 선곡으로 이뤄진 십여곡의 플레이리스트와 해설을 함께 들으며 위대했던, 그리고 숨겨져있던 명곡들을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매년 봄에만 함께할 수 있는 ‘한대음 같이듣기’ 시리즈는 내년에도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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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ulan yang la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