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UNK DRUNK LOVE - 침몰하는 저녁(deteriorate red edition 2021 ver)
약간 어지러울 정도로 외로움을 타는 초년을 보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60명 정도의 사내들이 한 막사에서 부대끼며 지내던 군대에 있을 때, 차라리 이제 외로움은 느끼지 않겠다 안도했을 싶을 정도로 그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분명 평범한 가정환경에서 유복하지는 않지만 보편적인 케어를 받으며 자라왔는데, 그러는 이유를 저 역시 알 수가 없어 늘 의문이었습니다.
14살 때 친구들 사이에서 시답잖은 따돌림(내가 너무 설쳐서)을 당했던 적과 15살에는 가까웠던 친구가 이사를 간 후 갑자기 죽어버린 것, 학원폭력을 당한 것, 하지만 유년기에 그런 일들은 물론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그런 사건 때문만이라고 단정 하기에는 무언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마음 한편에 그런 울(鬱) 같은 것을 가지고 성장할 무렵, 해가 떨어지고 어스름한 저녁 시간만 되면 혼자 있는 것이 괴롭고 불안해져 여기저기를 들쑤시며 동네를 배회했습니다. 곁에 형제나 부모가 있는 것은 미안한 말이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시기에 마치 종교인 듯 펑크 음악과 문화를 접했고 몇 년 후에 홍대에 나와보니 나와 동류인 것 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거의 같이 생활하다시피 지내게 되었습니다.
세세한 것들을 전부 나열하기는 어렵고, 늘 상 술과 담배에 절어서 기억 역시 별로 온전하지 않습니다. 동류들을 만나 밴드까지 하며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 같던 시기, 그 생활에 너무 매몰된 탓인지 쓸데없이 과하게 타인에게 의존하거나 연락하면서 부담을 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속 어둠은 결국 주변 사람들이 아닌, 홀로 마주해 해결해야만 하는 사안이라는 것을 훨씬 더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둡거나 우울한 종류의 감정들이 이제는 지겹고 성가셔져 버렸달까? 나이 또한 마흔 살이 넘어가버리면서 어떤 물리적인 측면에서조차 그 유효함이 끝나버렸다는 시그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과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치열하게 분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침몰하는 저녁’이 만성적으로 시달린 우울에 대한 곡이라면, 이번 ‘푸른 새벽과 달의 경계선’이라는 곡은 마음속의 그 어둠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저의 심경을 담은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끝 -
금일, ‘론울프엘리지클럽’의 첫 이피 앨범, ‘더블루앤썸즈’가 발매되었습니다.
👆 해당 프로필 링크 참조
#onehundredblossomclub #ohbc #thepunkdrunklove #tpdl #dustfallencity #rcv #alonewolfelegyclub #theblueanthems #백화난만조 #더펑크드렁크러브 #침몰하는저녁 #론울프엘리지클럽 #더블루앤썸즈 #푸른새벽과달의경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