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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장의 사물들, Showcased Objects》
송승준 판매전
2024.04.11 - 05.02
13:00 - 21:00 (월요일 휴무)
서울시 용산구 새창로 14길 8
진열장에 가지런히 놓여진 사물들이 고객들의 소비를 유혹할 채비를 마치고 침묵과 함께 대기 중이다. 특가 할인이 적힌 가격표와 품질을 인증하는 마크가 곁에서 그들의 유혹을 조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유심히 바라보니 그 생김새가 곤충과 식물 따위의 생물 표본과 흡사하다. 송장처럼 기능을 잃고 차갑게 식어버린 껍데기 사물들이 전족 작업을 마친 곤충 표본처럼 바닥에 규칙적으로 고정되어 있다. 그것들은 비록 죽어있지만 소비를 통해 단순히 소유되고 착취당하는 인간과의 피지배 관계에서 탈피하여 생물과 동등한 지위와 자격을 얻은 것처럼 당당해 보인다. 혹스(Hox) 유전자를 가진 양향 동물들(Bilateria)처럼 좌우대칭을 한 사물들이 진열된 이 변종적인 모습의 쇼케이스 디스플레이는 인류세 이후 자연과 인공을 구분하는 것의 무의미와 실로 권위적이며 생동적인 사물의 위엄을 동시에 기리는 기념비 같아 보이기도 한다. 반면 특정한 시간대와 장소의 증거가 되는 표본의 관점에서 이것들은 사물 생태계의 생태적 일원으로 공생하는 인류의 현주소를 표상하는 듯하다. 또한 미래의 진화를 예측하는 데이터로도 활용되는 표본의 또 다른 기능적 관점에서 이 하이브리드는 ‘과연 비인간 생물과 사물 중 무엇이 오늘날 인류의 진화를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작가: 송승준 (@seungjoon_song )
글: 송승준 (@seungjoon_song )
큐레이터: 송태용 (@wwwcy4nwww )
F&B: 하영지 (@ma9enta.s_home ), 브래드읍읍 (bread.oooo)
Host: 워터마크 (@gallery_watermark ), KIZIP (@ki.z.ip ), 브래드읍읍 (@bread.oooo )
